비건 김밥과 삼각김밥 CU 채식주의 시리즈 직접 먹어봤다
들어가며
며칠 전 육식과 환경에 관한 글을 올렸다.
누군가에게는 불편하게 읽혔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한번 알아버린 것들을 외면하기에는 이미 너무 많이 알아버린 상태다. 그래서 쓸 수밖에 없었다. 그 글의 결론은 간단했다. 육식을 당장 끊으라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줄여보자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육식을 줄이자고 하면 으레 돌아오는 반응이 있다. “채식이라고? 풀만 먹어야 하는 거 아니야?” 이 오해가 생각보다 뿌리 깊다. 실제로 채식주의자들 사이에서도 스펙트럼은 매우 넓다. 자연식물식처럼 가공되지 않은 식물성 식품만을 엄격하게 섭취하는 방식도 있지만, 반대로 동물성 원재료만 빠진 채식 가공식품, 이른바 ‘정크 비건’ 제품을 즐기는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채식과 정크가 어울리지 않는 단어처럼 들릴 수 있지만, 실제로 이 시장은 지금도 활발하게 성장 중이다.
혹시 CU 채식주의라는 브랜드를 들어 보았는가?
자연식물식 이야기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오늘은 편의점에서 만날 수 있는 채식 간편식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오늘의 주인공은 CU 편의점의 채식주의 시리즈, 그중에서도 채식 마요 삼각김밥, 채식 전주비빔 삼각김밥, 그리고 채식 마요 김밥이다.
CU 채식주의 시리즈란?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이 브랜드에 대해 간략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채식주의’는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에서 직접 만든 자체 브랜드다. CU 채식주의 시리즈는 2019년부터 시작해 10여 가지 식물성 먹거리들을 꾸준히 출시해왔다. 단순히 트렌드에 편승한 일회성 기획이 아니라는 뜻이다.
특히 이번 시리즈에서 주목할 점은 업계 최초로 ‘식물성 참치’를 활용한 레시피를 선보였다는 것이다. 식물성 참치는 콩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주원료로 활용해 참치의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재현한 식품으로, 그동안 편의점 채식 간편식이 주로 대체육에 의존했던 것과는 다른 시도다.
시장의 반응도 숫자로 확인된다. 채식주의 시리즈 매출은 전년 대비 53.2%나 증가했으며, 시리즈 3탄으로 출시됐던 콩고기 삼각김밥은 포켓CU 예약구매 서비스에서 카테고리 매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정도면 틈새 수요가 아니라 하나의 확실한 주류 트렌드라고 봐야 한다.
삼각김밥 편: 채식 마요 & 채식 전주비빔
편의점 삼각김밥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두 가지 맛이 있다. 참치마요와 전주비빔이다. 이 두 가지를 채식으로 구현했다는 것 자체가 이번 시리즈의 핵심 포인트다.
채식 마요 삼각김밥은 식물성 참치에 식물성 마요네즈를 더하고 CU의 레시피를 결합해 일반 참치마요 토핑과 구분이 어려울 만큼 흡사한 맛을 구현했다.
솔직히 처음 뜯었을 때는 ‘과연 얼마나 비슷할까’ 하는 반신반의가 있었다. 그런데 한 입 먹고 나서 그 의구심은 바로 사라졌다. 고소한 마요 향, 참치 특유의 담백함, 밥과의 비율까지 우리가 익숙하게 먹어왔던 그 맛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누군가 이것이 비건 제품이라고 미리 이야기해주지 않았다면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맛있게 먹었을 것이다.
채식 전주비빔 삼각김밥은 조금 더 흥미로운 접근 방식을 택했다. 채식 전주비빔 토핑은 액젓 등 동물성 재료를 넣지 않은 식물성 고추장에 다진 대체육을 넣어 고기가 씹히는 식감과 감칠맛을 그대로 살렸다. 전주비빔 삼각김밥의 포인트는 단순한 매운맛이 아니라 고추장 특유의 깊은 감칠맛인데, 이것을 동물성 재료 없이 구현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대체육의 씹히는 식감이 살아있어서 먹는 내내 허전하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 참고로 두 제품 모두 100% 식물성 원재료만 사용했으며 가격은 각각 1,300원이다.
한 가지 솔직한 고백을 하자면, 채식 마요 삼각김밥은 너무 배가 고팠던 탓에 사진을 찍기도 전에 다 먹어버렸다. 그만큼 손이 먼저 가는 맛이었다고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
김밥 편: 채식 마요 김밥
삼각김밥이 간식에 가깝다면, 김밥은 한 끼 식사로 충분한 볼륨이 있다. 채식 마요 김밥은 동일한 식물성 참치마요 토핑을 활용해 3,000원에 출시됐다.
비주얼부터 이야기하자면, 단면이 꽤 실하다. 식물성 참치 토핑이 속에 충분히 들어가 있어서 김밥 한 줄을 먹는 내내 맛이 일정하게 유지됐다. 일반 참치마요 김밥과 비교해서 뭔가 어설프게 맛을 흉내 냈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 과거에 일부 비건 제품들이 맛을 따라 하려다가 오히려 어중간해서 외면받은 경우가 있었다. 그 맥락을 알고 있었기에 이번 채식 마요 김밥이 더욱 놀라웠다. 채식이라는 전제를 떼어내고 순수하게 맛 하나만으로 평가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제품이라고 판단한다.
나오면서
비건 제품은 맛이 없다는 편견이 아직도 강하게 남아 있다. 솔직히 그 편견이 완전히 틀린 것도 아니었다. 초기 비건 가공식품들은 맛보다 이념이 앞서는 제품들이 많았고, 시장에서 외면받는 경우도 잦았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CU 채식주의 시리즈처럼 비건이 아닌 사람도 아무 거리낌 없이 집어 들 수 있는 수준의 제품들이 편의점 진열대에 올라오고 있다.
채식을 결심한 사람만을 위한 제품이 아니라는 뜻이다. 평소 편의점 간편식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아무 선입견 없이 집어 들어볼 만한 선택지가 생겼다. 가격도 부담 없고, 맛도 검증됐고, 무엇보다 가까운 CU에서 바로 살 수 있다.
앞으로도 이런 제품들이 더 많이 나와서 비건 제품은 맛이 없다는 편견이 완전히 무너지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그 날이 멀지 않았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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